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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프리메이슨인가?

@hackthe.life 2025. 3. 5. 23:41

오늘날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AI 시스템과 알고리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며, 그 운영 방식은 일반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특징들은 과거의 비밀 결사 조직인 프리메이슨(Freemasons)을 떠올리게 한다. 프리메이슨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비밀 조직으로, 맹세와 비밀 의식을 통해 결속된 채 사회 각계의 엘리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마찬가지로 AI 역시 소수의 주체에 의해 통제되며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AI가 현대의 프리메이슨”이라는 비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AI와 프리메이슨의 공통점, AI 권력의 구조, AI가 기존 권력을 강화하는지 혹은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드는지를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AI가 새로운 프리메이슨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본다.

 

1. AI와 프리메이슨의 공통점

프리메이슨의 상징(컴퍼스와 직각자)이 새겨진 영국 랭커스터의 한 프리메이슨 홀 주춧돌. 프리메이슨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밀 결사로서 일부 의식과 활동을 대중에 감춘 채 운영되어 왔다. 이처럼 비공개적 운영 방식은 AI에도 나타난다. 오늘날 많은 AI 알고리즘은 일종의 “블랙박스”로 불릴 만큼 내부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 즉, AI가 어떻게 특정 결과나 판단을 내리는지 알고리즘의 속내를 알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며, 이를 흔히 *“블랙박스 문제”*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딥러닝과 같은 현대 AI 모델은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출력된 결과의 근거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프리메이슨의 비밀주의와 유사하게, 일반인은 AI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제한된 엘리트의 접근권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과거 프리메이슨 조직에는 주로 사회 상층부 인사들, 즉 정치인, 재력가, 지식인 남성 등 엘리트들이 가입하여 인맥을 형성했다. 비슷하게 AI 기술의 핵심 개발과 운영은 현재 소수의 빅테크 기업과 전문 연구진에게 집중되어 있다. 첨단 AI를 구현하려면 막대한 연산 자원과 데이터, 최고 수준의 인재가 필요한데, 이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거대 기업이나 일부 연구기관에 편중되어 있다. 실제로 기술 업계 내부에서도 “AI 개발이 너무 소수 기업의 손에 집중되어 과도한 힘을 쥐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즉, AI 시대의 “회원권”은 거대 IT기업과 일부 엘리트 기술자들에게 주어진 셈이며, 이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AI의 혜택과 결정과정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프리메이슨의 폐쇄성과 맥을 같이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도 두 경우는 흥미로운 유사점을 보인다. 프리메이슨은 역사적으로 각 분야의 유력자들을 회원으로 포섭함으로써, 사회 움직임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음모론을 제외하더라도, 실제 여러 지도층 인사들이 프리메이슨이었기 때문에 정책 결정이나 사회 흐름에 보이지 않게 관여했다는 평가가 있다. 마찬가지로 AI 알고리즘은 오늘날 정책, 경제, 사회 여론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 분야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은 시장을 좌우하고,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은 대중의 여론 형성과 정치 담론에 영향을 준다. 숨겨진 알고리즘은 사람의 평판을 만들거나 망칠 수도 있고, 심지어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러한 영향력이 대부분 일반의 시야 밖에서 행사된다는 점에서, AI는 프리메이슨처럼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묘사될 수 있다.

 

2. AI 권력의 구조

AI가 형성한 권력 구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몇 가지 핵심 축으로 그 모습을 정리할 수 있다:

  • 빅테크 기업의 AI 독점: 앞서 언급했듯이 Google, Amazon, Microsoft, Meta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현재 AI 기술 혁신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첨단 AI 연구를 수행하며,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 그 결과 AI 분야의 최신 모델과 플랫폼은 소수 거대 기업의 소유가 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이들의 서비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AI를 접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발전이 **“너무 적은 기업의 손에 집중되어 과도한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ChatGPT의 등장 이후 촉발된 AI 경쟁에서도 소수 거대 기업들이 거의 독점적으로 참여하며 AI **“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AI 권력이 전 지구적으로 몇몇 기업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 금융 시장에서의 AI 알고리즘 장악: AI와 알고리즘은 금융권력의 양상도 바꾸어놓았다. 주식 시장과 환율 시장 등에서 인간 트레이더를 대신해 고빈도 매매(HFT)나 퀀트 펀드의 알고리즘이 거래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들은 엄청난 속도와 복잡한 패턴 인식으로 시장을 선점한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서 절반 이상(50%+)의 거래량을 알고리즘 및 고빈도 매매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금융 거래는 자동화된 AI 시스템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들은 밀리초 단위로 매매를 실행하며 인간이 따라오기 힘든 속도로 시장을 움직인다. 그 결과, 금융 엘리트들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획득하였다. 일반 투자자나 감독 당국은 이 초고속 블랙박스 매매의 내부 로직을 파악하기 어려워, 일종의 **“금융의 비밀조직”**처럼 기능하는 셈이다.
  • 정치·사회적 여론에 대한 AI의 영향: AI는 정치 영역과 사회 여론 형성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어떤 뉴스와 정보가 대중에게 노출되는지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여론 형성과 정치적 견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영상이나 자동화된 봇 계정으로 가짜 뉴스와 선전을 대량 생산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강력한 생성형 AI 기술이 정보 조작과 선거 교란에 악용될 경우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를 들어 2016년 미국 선거에서 데이터 분석기업이 유권자 프로파일링과 타겟 광고로 여론을 조작하려 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이후, AI 기반 선거 전략의 파급력이 주목받았다. 한편 정부 권력도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감시 시스템의 발전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일부 국가들은 안면인식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대규모 감시망을 구축하여 국민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디지털 권위주의의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요컨대 AI는 정보환경을 재편하고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정치 권력의 양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3. AI는 기존 권력을 강화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드는가?

그렇다면 AI의 부상은 기존의 기득권층을 더욱 강화하는 수단일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지배 세력을 탄생시키고 있을까? 실제 현실을 살펴보면 두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 먼저, 기존 권력의 강화 측면을 보면, 전통적인 금융 및 정치 엘리트들은 AI를 적극 활용하여 자신의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고 있다.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앞다투어 AI 알고리즘을 도입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이는 부와 금융권력이 상위 계층에 계속 집중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부와 군대 또한 AI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정보 수집 능력과 통제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예컨대 각국 정보기관은 방대한 데이터셋을 AI로 분석하여 안보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여론 동향을 파악하며, 독재 성향의 정권은 AI 기반 감시로 국민을 더욱 철저히 감독함으로써 정권 안보를 도모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기존 권력자들의 손에 쥐어져 그들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새로운 지배구조의 탄생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AI 시대에 급부상한 빅테크 기업들과 기술 지배자들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막강한 권력층으로 부상했다. 예를 들어 세계적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의 CEO들은 이제 개별 국가 정부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글로벌 정책 의제나 규범 형성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들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와 최첨단 AI 기술을 바탕으로 초국경적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 규모는 전통적인 기업의 범위를 넘어선다. 이렇게 형성된 “AI 올리가르키”(oligarchy)는 일종의 신흥 지배계층이라 볼 수 있다. 특히 AI 기술 자체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있기 때문에, 기존 국가 권력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권력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보다도 빅테크 기업의 정책 결정이나 플랫폼 알고리즘 변화가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는 AI가 기존 체제 바깥에서 새로운 지배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AI로 인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도 지배 구조 측면에서 중요한 논점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자동화와 AI 도입은 생산성을 높였지만, 그 열매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많다.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인간 노동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자본과 기술을 소유한 측에 부가 편중될 가능성이 크다. MIT의 에이스모글루(Acemoglu) 교수 등 경제학자들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는 실패하여,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은 AI 확산이 부의 불평등을 키우고 사회를 양극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AI 기술의 보급으로 지식과 도구의 민주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오픈소스 AI 플랫폼이나 공개된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하면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들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고, AI 도구가 의료·교육처럼 전문 영역을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일부 권한이 분산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현실을 보면, AI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주로 AI를 개발·통제하는 집단에 귀속되고 있어 민주화보다는 기존 격차 확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한편 AI 알고리즘이 인류의 결정권을 잠식하는 문제도 구조적 관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회 곳곳에서 알고리즘 의사결정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인간이 직접 내리던 결정들이 기계에게 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대출 심사, 채용 절차, 범죄자에 대한 보석 여부 판단, 보험료 책정 등에서 AI가 사람 대신 판단을 내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AI의 판단 과정이 불투명하고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에 의해 산출된 결과를 일반인은 이해하거나 이의 제기하기 어려우므로, 부당한 결정이 내려져도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알 수 없어 속수무책일 수 있다. 프랭크 파스콸레가 저서 *《블랙박스 사회》*에서 지적했듯, 숨겨진 알고리즘이 개인의 평판을 만들거나 망치고, 중요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면서도 논리는 공개되지 않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의사결정 권한이 인간으로부터 알고리즘으로 이양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민주적 통제와 책임 소재라는 측면에서 큰 도전과제를 제기한다. 요컨대 AI 시대에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과 사회를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그 빈자리를 기술 시스템이 채우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4. 결론: AI는 새로운 프리메이슨인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AI가 만들어가는 권력 구조는 여러 면에서 과거의 비밀 조직 프리메이슨과 흡사한 양상을 보인다. 극소수에 의해 통제되는 비밀스러운 운영, 선택된 엘리트 중심의 권력 집중, 사회 전반에 걸친 막대한 영향력 행사라는 세 가지 요소에서 AI와 프리메이슨은 놀랄 만큼 닮아 있다. 그렇다면 AI를 현대 사회의 새로운 프리메이슨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도 있다. 프리메이슨은 인간들이 만든 조직이며 직접적인 네트워크와 의식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AI는 기술 그 자체이고 의도적으로 비밀 결사를 꾸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개발하고 통제하는 집단이 사실상 현대의 *은밀한 “결사체”*처럼 행세하게 되는 결과는 유사하다. AI 기술의 발전이 특정 기업과 국가에 집중되면서, 그들만이 알고 관리하는 초국가적 통제 시스템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거대 AI 플랫폼은 국경을 넘어 수억 인구의 데이터와 삶을 좌우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주권 국가들의 통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배 구조의 윤곽을 보여준다.

결국 *“AI 새로운 프리메이슨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부분적으로 그렇다 것이다. AI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사회 권력의 지형을 바꾸는 구조적 으로 등장했고, 힘은 투명하지 않고 제한된 집단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비밀 권력과 닮았다. 이러한 유사성에 대한 인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만약 AI 새로운 형태의 지배계층 도구가 되고 있다면, 투명성 확보와 민주적 거버넌스 통해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메이슨을 둘러싼 과도한 비밀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공공의 감시와 견제가 이루어졌듯이, AI 권력에 대해서도 사회적 통제와 책임 요구가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 인류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소수의프리메이슨 의한 지배로 남을지, 아니면 모두를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될지 결정될 것이다. 새로운 프리메이슨으로 떠오른 AI 우리가 어떻게 다룰지에 따라, 미래 사회의 권력 지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